2011년 2월 14일 월요일

버퍼(Buffer)를 활용하자

자동차 생산 흐름 가운데 버퍼가 있다.
엔진 공장은 별도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으니 논의를 제외하고, 대체로 자동차는 차체 조립 공장에서 도장 공장을 거쳐 조립 공장으로 이어지면서 생산을 완료한다.
공식적인 버퍼는 차체 조립 공장과 도장 공장 사이에 WBS(White Body Storage)라는 버퍼가 있고, 도장 공장과 트림 조립 공장 사이에는 PBS(Paint Body Storage)라는 버퍼가 있다.


그럼 자동차 공장은 왜 이런 버퍼가 필요할까?
차체 조립 공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동일 Spec의 차종을 연속 생산한다. 그런데 도장 공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동일 Color로 연속 생산을 한다. 차체의 조립 순서대로 Color 작업을 하지 않는다.
차체 조립 공장의 생산성 향상과 도장 공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흐름 생산은 서로 갈등 구조(TOC 제약이론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상호 모순 구조로 이해하면 된다)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풀기 위해서 WBS라는 버퍼를 사용한다.

PBS 버퍼는 도장 공장이 동일 Color를 묶어서 흐름 생산을하고, 트림 조립 공장에서는 동일 Color 3대 이상은 연속 흐름생산을 하지 않는다. 작업자의 오작업 방지를 위한 생산운영 원칙이다. 트림 조립은 승용차일 경우 공정당 60초 작업으로 흐름 생산을 표준으로 한다. 그런데 자동차는 표준 Spec. 차량도 있지만 Option 장착 차량이 있어 표준 작업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그래서 표준 Spec.과 Option Spec.을 섞어서 차량 조립 투입을 하게 하여 평준화 작업을 유도한다. 그래서 차체와 도장 공장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공장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흐름 생산을 통제하고 조율하는 장치인 PBS라는 버퍼가 필요한 것이다.

버퍼를 재고로 인식하면 안된다. 그래서 WBS, PBS로 Storag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Stock이 아니다.)흐름을 통제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흐름 생산을 설계하다 보면 전후 공정간에 생산성 향상에 모순이 발생하는 갈등 구조를 보게 된다. 이럴 경우 버퍼 사용을 흐름 공정 설계 시 검토하고 적용하여 볼 것을 제안한다.

이를 더 넓게 대상을 확대하여 보면 SCM관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SCM의 입장에서는 자기 공정은 재고가 없어야 하므로 보이지 않는 전/후 공정(2차 협력회사의 경우도 있다)에 재고를 쌓아 두고 있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눈가리고 아웅"격이다. 본인만 책임이 없으면 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낭비를 가지고 있다.
자기 공정(장)만 생산성 향상 운운하면서 자기 공정(장)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공정(장) 운영을 하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피눈물을 흘리는 낭비를 만들어 손실이 발생한다.

만약 대기업 경영자나 SCM 책임자, 구매 책임자, 제조혁신 담당자라면 우리 회사는 협력회사에 이러한 무책임한 재고나 납입지시를 L/Time이 부족하게 주거나 변경을 하여 재고를 만들어 내거나 손실을 보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무엇이 Win-Win 구조의 생산 흐름 생산 운영인가를 고민하고 혁신하여야 한다.

Buffer를 활용하는 기술은 제약이론(TOC)에서 제조생산/물류 분야에서는 매우 유익한 이론이다. 그런데 우리는 무재고 생산으로 흐름생산 설계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또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 제조 혁신의 기본 철학 또는 기초 이론으로 활용하는 TPS에서는 JIT를 이야기 한다. JIT는 무재고라는 선입견 때문이 아닌가 한다. 물론 재고가 있으면 안된다. 그러나 너무 무재고 실현에 집중하다 보면 생산성 저하라는 현상이 발생하거나 과잉 투자를 만들어 원가 상승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경영자들이 어설프게 알고 있는 적은 지식이 원가 절감보다는 공장 현장이 바뀌었다는 현장 변화에 집착하여 이것이 경영/제조 혁신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공장 경영/제조 혁신의 목적과 목표는 "이익 실현"임을 잊지말자.

바보만행이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 협력회사인 Press 조립 부품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 협력회사 혁신 활동 지도를 하면서 가능하면 재고를 없애고 흐름생산 공정으로 Lay-Out 개선을 하고 있던 차에 일본 공장 견학은 내가 우물안의 개구리였다는 충격과 새로운 혁신의 눈을 가지게 하였다. 협력사에는 반조립 상태의 부품을 재고로 가지고 있었다. 이유를 알아 보니 도요타 자동차에 납품하는 부품의 종류가 많다 보니 고객이 요구하는 부품을 흐름 생산으로 만들어 조달하기에는 설비 부족 및 생산 기종 변경 시간이 많아 낭비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BOM을 분석하여 공용화 반제품을 미리 만들고 납품 지시가 오면 후공정 작업을 하여 다품종 소량 생산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일관된 눈으로 보면 왜 이렇게 재고가 많아?라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현장을 보는 눈을 다양하게 보고, 심도있게 분석하고 스마트하게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무조건 Bench-Marking 업체나 교과서 또는 경영혁신 사례를 무조건 받아 들이기 보다는 환경분석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선진 사례를 도입하기 전에 결과만 집착하지 말고, 결과를 만든 TOOL과 과정도 중요하지만 혁신 활동 당시의 제조 환경과 현실 분석이 더 중요하다.

흐름생산을 위한 공장 설계를 할 때 효과적인고 효율적인 혁신인가를 검토하여 보자.
인당 생산성이나 설비 생산성이 얼마나 향상되는지도 중요하지만 고객사의 정보 운영 및 재고 관리, 유실 예방 등을 감안하여 충분히 검토를 하고 적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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